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 중 하나가 메타의 새로운 AI 서비스 ‘Muse’입니다.
처음에는 또 하나의 AI 챗봇이 나온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사용 방식은 ChatGPT와 조금 다릅니다.
ChatGPT가 질문에 답을 주는 AI였다면 Muse는 사용자가 원하는 일을 직접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에 가깝습니다.
쉽게 말하면 사람 대신 검색하고, 비교하고, 예약하고, 구매하고, 때로는 전화까지 해주는 AI입니다.

Muse는 무엇이 다른가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영화의 개봉 첫 주말 좌석을 찾도록 요청하면, Muse가 여러 극장의 잔여 좌석을 비교해 조건에 맞는 좌석을 제안하고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 원하는 상품의 가격을 추적하다가 가격이 내려가면 알려주고 구매를 대신하거나, 항공권·호텔·렌터카를 비교해 가장 적합한 선택지를 찾아주는 식입니다.
온라인 예약이 어려운 식당의 경우에는 예약 변경이나 가능한 시간 확인 같은 작업을 대신 처리할 수 있고, 통신·구독 서비스에서는 고객센터와 할인 조건을 확인하거나 요금 절감 방안을 찾아주는 데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즉 기존 AI가 ‘무엇을 하면 좋은지’를 알려줬다면 Muse는 점점 ‘그 일을 대신 해주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초기 성장 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시장 반응이 큰 이유는 단순히 기능이 신기해서만은 아닙니다.
Muse는 출시 2주 만에 약 28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공개된 모바일 지표를 보면 출시 초기 다운로드와 일간활성이용자 증가 속도도 ChatGPT의 초기 모바일 출시 시점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iOS 기준으로 첫 12일 동안 Muse는 약 18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반면, 같은 기간 ChatGPT는 약 13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간활성이용자 증가 속도 역시 빠릅니다.
Muse는 출시 12일째 미국 모바일 일간활성이용자 수가 약 64만 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메타가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이라는 거대한 사용자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Muse가 이 플랫폼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면 단순한 AI 앱을 넘어 메타 생태계 전체를 묶는 새로운 서비스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웃은 곳은 메타와 반도체
주식시장은 빠르게 반응했습니다.
Muse의 빠른 이용자 증가가 확인되면서 메타에는 새로운 수익원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주목받은 곳이 반도체입니다.
Muse 같은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한 가지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수많은 검색과 계산, 외부 서비스 호출을 반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항공권 하나를 찾아달라고 요청해도 여러 항공사와 예약 사이트를 검색하고, 가격을 비교하고, 일정과 조건을 확인한 뒤 최종 선택까지 해야 합니다.
단순히 질문 하나에 답하는 AI보다 훨씬 많은 연산이 필요한 구조입니다.
결국 Muse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데이터센터에서 처리해야 하는 추론 연산도 증가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AMD와 Nvidia 같은 CPU·GPU 관련 기업들이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았고, 장기적으로는 서버용 DRAM과 HBM 역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여행·보험·금융주는 왜 떨어졌을까
흥미로운 것은 반대편입니다.
Muse가 등장한 이후 여행 플랫폼과 일부 금융·보험 관련 종목들은 약세를 보였습니다.
Booking Holdings와 TripAdvisor 같은 여행 플랫폼뿐 아니라 보험·은행·증권, Uber·Lyft·DoorDash 같은 플랫폼 기업들도 AI 에이전트 확산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거론됐습니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Muse가 소비자 대신 가장 싼 상품과 서비스를 계속 찾아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보험료를 조금 더 내더라도 보험사를 바꾸는 것이 귀찮아서 그대로 유지했고, 항공권이나 호텔도 여러 플랫폼을 일일이 비교하기 번거로워 익숙한 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통신요금 역시 고객센터에 연락해 오랜 시간 할인 협상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소비자의 귀찮음’이 일종의 고객 락인 효과였습니다.
AI는 지치지 않는다
그런데 AI 에이전트는 다릅니다.
가격을 계속 비교할 수도 있고, 상품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으며, 고객센터와 반복적으로 협상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귀찮아서 포기할 일을 AI는 계속 수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 해외 이용자 사례에서도 AI 에이전트를 이용해 통신·구독료를 줄이거나, 항공권과 호텔을 더 좋은 조건으로 예약하거나, 상품 가격 하락 시점을 포착해 구매하는 식의 활용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의 가격 비교와 서비스 이동이 쉬워지면 기존 플랫폼이나 서비스 기업의 고객 락인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가격 경쟁 심화와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런 사례는 아직 개별 이용자의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대로 일반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 금융상품이나 보험처럼 단순히 가격만으로 선택하기 어려운 서비스도 있기 때문에 AI 에이전트가 관련 산업 전체를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고 보는 것도 아직은 이릅니다.
Muse가 중요한 진짜 이유
저는 Muse의 핵심이 ‘새로운 AI 앱이 하나 등장했다’는 데 있지 않다고 봅니다.
더 중요한 것은 AI가 사람에게 답을 알려주는 단계에서 사람 대신 행동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ChatGPT가 사람들이 정보를 찾는 방식을 바꿨다면, Muse 같은 AI 에이전트는 사람들이 소비하고 거래하는 방식까지 바꿀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람 대신 가격을 비교하고, 예약하고, 구매하고, 협상하는 AI가 보편화된다면 주식시장에서도 산업별 영향이 지금보다 훨씬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더 많은 AI 연산을 처리해야 하는 CPU·GPU·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새로운 수요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소비자의 관성과 플랫폼 락인에 의존해 온 여행·보험·금융·통신·플랫폼 기업들은 새로운 형태의 경쟁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결국 Muse는 단순한 AI 서비스가 아니라, AI가 실제 경제활동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