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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AI 시대에 다시 봐야 하는 이유

by talk85719 2026. 9. 18.

데이터센터에서 시작되는 실적 변화

최근 삼성SDS가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거 삼성SDS라고 하면 삼성그룹 계열사의 시스템통합(SI), IT 서비스, 물류 사업 정도를 떠올리는 투자자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핵심은 AI 데이터센터(AI DC) 입니다.

2026년 9월 18일 미래에셋증권은 삼성SDS에 대해 “AI DC 사업자 중 최선호”​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주목한 것은 단순한 AI 테마가 아니라 앞으로 나타날 실제 이익 변화입니다.

 

먼저, AI DC 사업자가 무엇일까?

DC는 Data Center, 즉 데이터센터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는 과거 우리가 생각하던 일반 데이터센터와 조금 다릅니다.

기존 데이터센터가 서버와 저장장치를 보관하는 공간에 가까웠다면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GPU를 설치하고 AI 모델의 학습(Training)​추론(Inference)​을 수행하는 거대한 컴퓨팅 공장에 가깝습니다.

쉽게 말해 AI 시대에는 GPU가 하나의 생산설비가 되고,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이 GPU의 연산능력을 기업들에게 빌려주고 사용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삼성SDS는 이를 GPUaaS(GPU as a Service)​라는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천억원을 들여 GPU를 직접 구매하고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필요 없이 삼성SDS의 GPU를 필요한 만큼 빌려 쓰면 됩니다.

삼성SDS는 이미 엔비디아 B300 GPU 기반 GPUaaS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고, 공공·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AI가 커질수록 결국 필요한 것은 '컴퓨팅'

최근 AI 산업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산업은 당연히 반도체입니다.

AI 모델을 학습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엄청난 양의 GPU와 HBM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단계 더 생각해 보면 GPU를 생산하는 기업만 돈을 버는 것은 아닙니다.

GPU를 실제로 설치하고 돌리면서 AI 연산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 역시 AI 사용량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게 됩니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AI Agent가 더 많이 사용될수록, 생성되는 Token이 많아질수록,

결국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컴퓨팅입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글로벌 AI 컴퓨트 수요가 2030년 약 187GW, 2032년에는 285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반면 공급은 2030년 129GW, 2032년 233GW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어 당분간 컴퓨팅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구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AI가 많이 사용될수록 삼성SDS 같은 AI 컴퓨팅 사업자에게는 사용량 증가가 그대로 매출 증가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삼성SDS의 가장 큰 강점은 '고객이 이미 있다'는 것

제가 삼성SDS를 흥미롭게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아무리 크게 지어놓아도 사용할 고객이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대규모 투자를 한 뒤 이를 사용할 빅테크나 플랫폼 기업을 유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삼성SDS는 상황이 다릅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이라는 거대한 Captive Market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SDS는 현재 20개 삼성 관계사 약 7만 명을 대상으로 Claude Enterprise를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그룹 내부에서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삼성SDS가 계획하고 있는 22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CAPA 상당 부분을 삼성그룹 내부 수요만으로도 소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는 대규모 외부 고객을 새롭게 확보해야 하는 다른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상당히 다른 점입니다.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리스크 중 하나가 결국 가동률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큰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숫자로 보면 변화가 더 극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SDS의 AI 데이터센터 CAPA가 2029년 120MW에서 2031년 220MW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미 AI 데이터센터는 초기 60MW에서 120MW로 확대되고, 한국 AI Computing Center 역시 40MW에서 향후 80MW까지 확장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GPUaaS 매출은 2027년 2,130억원에서 2032년 약 2.6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영업이익입니다.

AI DC 관련 영업이익을 2027년 440억원에서 2032년 약 9,5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SDS 전체 영업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AI 데이터센터 하나가 향후 회사의 이익 구조 자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도체와 다른 AI 데이터센터의 매력

여기서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보는 부분이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입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 DRAM이나 NAND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익이 급격하게 감소하기도 합니다.

반면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사업은 조금 다른 구조입니다.

GPU와 데이터센터를 먼저 구축한다는 점에서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하지만, 이후 고객이 GPU를 사용할 때마다 컴퓨팅 사용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GPU라는 설비를 설치한 뒤 사용시간을 판매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AI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높은 가동률이 유지된다면 반복적으로 현금흐름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물론 데이터센터 사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고수익 사업인 것은 아닙니다.

GPU 가격이 매우 비싸고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GPU 감가상각 부담이 상당합니다.

또 전력비, 데이터센터 건설비, 냉각설비 비용도 들어갑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 역시 초기에는 GPU 감가상각 영향으로 수익성이 일부 변동될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다만 CAPA가 커지고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고, 더 성능이 높은 GPU를 도입하면서 MW당 매출이 증가한다면 마진 역시 상당히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업의 핵심은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많이 짓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높은 가동률로 비싼 컴퓨팅을 판매할 수 있느냐”

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삼성SDS는 단순 데이터센터 사업자도 아니다

여기에 삼성SDS의 또 다른 장점이 있습니다.

삼성SDS는 단순히 데이터센터 공간과 GPU만 제공하는 기업이 아닙니다.

AI 인프라부터 AI 플랫폼, 컨설팅, 기업용 AI 도입까지 전체 밸류체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OpenAI의 기업용 AI 서비스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고, Anthropic과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또 Google Cloud까지 포함해 글로벌 주요 Frontier AI 기업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즉 고객에게 단순히

“GPU를 빌려드리겠습니다.” 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AI 컨설팅, AI 모델 도입, 데이터센터, GPU 컴퓨팅, 클라우드, 보안, 운영까지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편리한 구조입니다.

그리고 삼성SDS 입장에서는 하나의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 범위가 훨씬 넓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도 삼성SDS의 고객이 될 수 있을까?

여기서부터는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 개인적인 투자 아이디어입니다.

향후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에서 AI 서비스를 확대한다면 국내 데이터센터와 AI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SDS가 파트너 후보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삼성SDS는 이미 OpenAI, Anthropic 등 글로벌 AI 기업과 사업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해외 AI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의 한국 AI 인프라 구축을 삼성SDS가 지원하는 사업모델도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다만 일부에서 생각할 수 있는 테슬라와 삼성SDS의 직접 협력 가능성은 현재까지 확인된 계약이나 협력관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테슬라를 특정해서 투자논리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글로벌 AI 기업의 한국 진출 과정에서 삼성SDS가 인프라·클라우드 파트너 역할을 할 가능성”

정도로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삼성SDS를 볼 때 가장 중요한 숫자

개인적으로 앞으로 실적 발표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전체 매출보다는 다음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AI 데이터센터 CAPA 증가 속도입니다.

두 번째는 GPUaaS 매출 증가율입니다.

세 번째는 데이터센터 가동률입니다.

네 번째는 외부 고객 매출 비중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AI DC 영업이익률입니다.

삼성SDS의 클라우드 사업은 이미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2026년 2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고, CSP 사업은 GPUaaS 확대 영향으로 24% 성장했습니다.

특히 대외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습니다.

아직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전인데도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며

삼성SDS는 그동안 시장에서 전형적인 삼성그룹 IT 서비스 회사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기업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AI 산업에서 가장 먼저 돈을 번 곳이 GPU와 HBM을 만드는 반도체 기업이었다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그 GPU를 실제로 가동해 컴퓨팅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SDS는 삼성그룹이라는 Captive 수요,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여력, GPUaaS, OpenAI·Anthropic 등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 기업용 AI 구축 경험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이 삼성SDS를 국내 AI 데이터센터 사업자 중 최선호주로 평가한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삼성SDS를 앞으로 단순한 SI·물류 회사가 아니라 “AI 시대에 컴퓨팅을 판매하는 회사” 라는 관점에서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AI가 더 많이 사용될수록 더 많은 GPU 연산이 필요하고, 그 연산이 실제로 삼성SDS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다면 AI 산업의 성장이 삼성SDS의 매출과 이익으로 직접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 CAPA 확대 자체보다는 실제 가동률과 GPUaaS 매출, 그리고 감가상각을 제외하고도 얼마나 높은 이익률을 만들어내는지를 계속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